서울에서 만나는 일본식 돈카츠의 진수, 공릉역 '휴돈정'
오늘은 서울 노원구 공릉역 근처에 위치한 '휴돈정'을 방문한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
휴돈정은 일본식 돈카츠 맛집으로 유명하며, 드라이에이징과 웻에이징을 교차숙성한 한돈을 사용하여 진한 맛과 풍미가 특징이며 푸짐한 양과 고급스러운 맛을 자랑합니다.
저는 평일 점심, 공휴일(빨간날) 점심에 각각 방문하였으며 평일 점심에는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고, 공휴일엔 3-4팀의 웨이팅 후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
여기서 잠깐! 여러분들은 한국식(경양식) 돈까스와 일본식 돈카츠의 차이를 알고 계신가요?
한국식 돈까스는 지방이 없는 등심부위를 망치로 두드려 얇게 펴 튀긴게 특징인 반면, 일본식 돈카츠는 등심의 원육과 윗부분의 지방을 손질하지 않고 통채로 튀긴다는데에 있어 차이가 있는데요. 한국식 돈까스는 고소하고 바삭한 튀김옷과 새콤달콤한 소스의 조화로 먹는 반면, 통채로 튀겨 지방이 들어간 일본식 돈카츠는 특유의 촉촉한 수분함량과 고기의 풍미가 일품이죠. 하지만 그만큼 기름지다는 느낌이 강해 느끼한 걸 잘 못먹는 한국인들에겐 다소 느끼하게 느껴질 수 도 있겠네요. 제 추측으로는 고기가 풍부하지 않았던 시절, 양을 많이 먹기 위해 얇게 펴서 튀김옷을 입혀 먹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알쓸잡식은 여기까지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가게 내부에는 숙성된 고기를 보관하는 고기 냉장고가 보였고, 자리엔 안내문이 붙어있었는데요!
주문과 동시에 조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20분 정도의 조리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네요. 성격 급한 한국인들에겐 20분이 굉장히 길게 느껴지고, 시간이 별로 없어 급하게 먹고 가실분들은 조금은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위해선 그 정도는 기다려봄직하지 않나 싶네요 :)
메뉴판입니다.
일본식 돈카츠를 파는 휴돈정의 메인인 돈카츠는 상로스카츠(상등심), 로스카츠(등심), 히레카츠(안심)로 나눠져 있었으며 로스카츠와 히레카츠는 양이 더 많은 특으로 주문할 수 있는 옵션이 있네요.
여기서 말하는 상로스(상등심)는 등심의 윗부분으로 가브리살이 붙어있는 부위를 말합니다. 일반 등심 돈카츠는 등심위에 얇은 기름층이 있는데, 그 기름층 위에 적색육(가브리살)이 붙어있는 부위를 상로스(상등심)이라 칭하고 있다고 합니다.
돈카츠와 찰떡궁합인 사이드 메뉴 냉모밀과 카레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 냉모밀은 돈카츠와 같이 1그릇을 다 먹기에 부담스럽기에 0.5인분인 반모밀을 팔고있네요. ㅎㅎ 사장님 센스쟁이 ~
저는 이곳을 두 차례 방문했는데, 첫 번째 방문 때는 상로스카츠와 반모밀, 그리고 기린 이치방 맥주를 주문했습니다.
주문한 상로스카츠가 나왔습니다 ! 촉촉한 핑크빛 속살이 보이시나요!?!?
진한 고기의 풍미와 감칠맛이 입안을 감돌고, 지방의 은은한 단맛과 야들야들한 속살이 조화를 어울려 바삭한 튀김과 함께 입안에서 녹아버립니다. 😋😳🥴🤭
이곳은 돈카츠를 주문하면 한상 차림으로 내어주는데요,
1. 돈카츠소스
2. 참깨드레싱 양배추 샐러드
3. 와사비
4. 소금
5. 고추, 무 피클
6. 장국과 밥
이 함께 나옵니다.
다소 느끼할수 있는 돈카츠의 헤비함을 잡아주는 소스 및 반찬류도 산미와 단맛이 아주 적절해서 같이 먹으면 찰떡궁합입니다. 첫 점은 소금+와사비 국룰인거 아시죠??
일본에서는 돼지고기가 들어간 미소된장국을 돈지루라고 하는데요, 이 돈지루가 속을 따뜻하게 워밍업 시켜주면서 큼직큼직한 야채와 고기가 들어있는게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돈카츠를 흡입하는데 빠질 수 없는 단짝 친구가 있죠.
바로 시원한 맥주 아니겠습니까!!
크 영롱하다 영롱해. 입안 가득 기름지고 푹신한 고기를 집어삼킨 뒤 마시는 맥주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각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주네요.
맥주와 돈카츠에 무아지경 빠져 몰아일체가 된 저를 한번 더 놀라게 한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존재를 잊고 있었던 냉모밀이였습니다.
시원하면서 깔끔한 감칠맛의 국물과 쫀득한 면이 제 혀를 감싸 입안에 있던 기름을 씻어주는데 정말 행복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네요.. 정신이 혼미해진 저는 돈카츠 -> 맥주 -> 냉모밀 무한루트에 빠지고 말았습니다.(참고로 양이 많은편이니 성인 남성 기준 냉모밀 안먹어도 배부른 정도입니다. 그냥 제가 많이먹은거)
그렇게 정신이 아득해진 저는 이곳을 꼭 블로그에 올리리라 다짐하고 다음날 다른 메뉴를 맛보기 위해 다시 방문하게 되는데요.
두 번째 방문 때에는 히레카츠(특), 통모짜카츠(2P), 고기카레, 그리고 제로콜라를 주문했어요.
저는 리뷰를 하기위해(돼지여서) 일부러 많이 주문했습니다(?)
(카레도 맛있어서 밥 리필해서 먹었는데 여러분은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첫끼인데 저녁까지 못먹을 정도였습니다. 중간에 배터져서 꼬메고 다시먹음 ;;)
주문한 음식이 한번에 다 나왔는데요. 안심으로 만든 히레카츠 역시 말해뭐해 존맛탱 아니겠어요. 안심인데도 불구하고 풍부하고 진한 육향이 느껴지는데, 등심과는 사뭇 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야들야들하면서 촉촉하니 맛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상로스카츠가 더 맛있게 느껴지긴했습니다만, 서로 다른 매력이 있기에 취향에 따라 먹으면 될 것같습니다.
그나저나 특으로 주문했더니 큼지막한 고기 덩어리가 6덩이나 나왔는데요. 사진으로 보는것 보다 한 조각 조각이 아주 큼지막해서 2-3 조각만 먹어도 어느정도 양이 차더라구요. (이때부터 아차 싶었습니다.) 하지만 남은건 포장이 가능하니 너무 무리해서 먹지 않고 포장해와도 된답니다. ㅎㅎ 저는 그자리에서 다 먹긴했다만,, 정말 힘든 사투였어요.
사이드로 주문한 통모짜카츠도 거의 치즈 폭탄급으로 나왔는데, 치즈가 쭉쭉늘어나고 곁들여 나온 칠리 소스에 찍어먹으니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헤비하기 때문에 둘이서 1조각씩 나눠서 드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카레도 고기가 듬뿍 들어가서 씹는 맛이 있었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정석적인 일본 카레의 맛이었습니다. 절대 가벼운 맛이 아니고 카레만 있어도 한끼식사 가능할 정도의 퀄리티라 정신 못차리고 밥까지 리필해서 비벼먹었습니다.
'식당 리뷰 > 일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심 속 숨겨진 돈카츠 맛집, '모루카츠' (0) | 2024.08.14 |
---|---|
무더운 여름날, 시원하고 맛있는 냉우동 한 그릇 '면장우동' (0) | 2024.08.07 |
한 번 먹으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츠케멘, 라멘 모토 (1) | 2024.07.23 |
아름다울 미, 맛 미, 아름다운 맛의 향연 : 미미면가 (2) | 2024.07.10 |
여기보다 더 잘하는 곳 있어? 우동 원탑 '현우동' (7) | 2024.04.14 |
국내 야키토리 원탑 가성비 오마카세 '야키토리 묵 신사점' (2) | 2024.04.11 |
한국 최초 라멘으로 미슐랭 받은 집, 인생 최고의 토리빠이탄 '오레노 라멘' (0) | 2024.04.02 |
폭력적인 비주얼, 성수동 라멘 맛집 라무라 성수점 (Feat. 닭에 진심인 사람) (1) | 2024.03.04 |
댓글